요즘 경기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배달 먹튀나 배달을 시켜 음식을 먹은 후 결제를 차일피일 미루는 경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생활고에 지쳐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습적인 경우가 많아 배달을 함께 하시는 자영업자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그 일례로 한 일화를 소개해 드립니다.
배달요청 전화 접수
한 음식점에 전화가 왔습니다.
"여기 ○○모텔 ○○호인 데요. 지금 인부들 밥을 먹여야 하는데 일단 배달해 주시고 제가 들어가서 입금해 드려도 될까요?"
사장님은 좋은 마음에 5만여 원이 되는 정도의 음식을 정성껏 챙겨 배달을 해줍니다. 모텔이라 수저와 젓가락이 없을 것 같아 인원수대로 수저와 젓가락을 챙기고 공깃밥도 넣어 보냈습니다. 배달 후 계좌번호와 함께 입금해 달라는 문자를 합니다.
약속한 입금이 되지 않는다
저녁에 입금한다는 사람이 입금을 하지 않습니다. 사장은 전화를 합니다.
사장: 아직 입금이 되지 않았네요. 입금 부탁드려요.
주문자: 제가 어제 너무 늦게 들어가서 입금을 못 드렸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저녁까지 꼭 넣어드릴게요."
그러나 역시 입금이 되지 않습니다. 그 후로 3일 동안 계속 전화통화를 하며 입금해 달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럴 때마다 이 사람은 꼭 넣어주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그러나 결국 입금은 되지 않았으며 계속 전화를 하게 됩니다.
음식점 사장의 고민
"화는 나지만 얼마 되지도 않는 금액으로 경찰서를 가야 하나? 너무 야박한 거 아닌가? 전화를 꼬박꼬박 받는 걸 보면 안 줄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좀 더 기다려 볼까? 그래 오늘까지만 기다려 보지 머."
그러나 또 입금이 되지 않아 경찰서로 향한다는 문자로 주문한 사람을 압박합니다. 그래도 입금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가깝지도 않은 경찰서를 방문해서 사건 접수를 합니다.
담당경찰관도 농락하는 상습범
담당경찰관도 몇 번의 전화를 하고 조사받기 전에 미리 입금하라는 종용을 이 상습범에게 합니다. 그러나 역시 이 사람은 입금할 의지가 없어 보입니다. 담당경찰관은 입금이 되지 않으면 바로 본인에게 연락하라고 사장에게 이야기합니다. 결국 공권력을 믿고 몇 번을 더 속아주는 우리의 밥집 사장님. 경찰관에게 상습범 같으니 이런 사람들 좀 없게 해달라는 넋두리를 늘어놓습니다.
결국에는 입금하다
담당경찰관의 마지막 엄포 "이번에도 입금 안 하시면 출석하셔서 조사받으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껄끄러웠는지 결국에는 입금을 했습니다. 이 사람은 정말 돈이 없었을까요? 아니면 일부러 이러는 것일까요? 가뜩이나 힘든 자영업자들의 에너지를 빼앗는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상습범은 진행 중
그 일이 있고 난 몇 개월 후 같은 전화번호, 같은 주소, 같은 목소리로 그 사장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똑같은 내용으로 음식주문을 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왜 이러는 걸까요? 모르고 한 걸까요? 아니면 정말 생활고가 있어서 이러고 있는 걸까요?
사장은 같은 활동을 하는 커뮤니티에 하소연의 글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다른 영업장의 사장들도 동일한 전화번호로 동일한 내용의 음식주문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배달을 해 주었는데 결국엔 음식값을 떼였다고 말을 합니다. 얼마 되지 않는 돈에 경찰서까지 가는 것이 실익이 없었다는 것이죠.
이런 범죄자들의 특징
이러한 상습범은 배달음식비가 소액이라는 점과 큰돈이 아니기 때문에 음식점 사장들이 경찰서를 찾기에 귀찮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 같습니다. 위의 커뮤니티 사장의 의견처럼 얼마 되지도 않는 금액으로 경찰서를 다녀와야 하는 것이 부담이라는 점을 노리는 것이죠. 즉, 음식점 번호를 돌려가며 한 번씩만 성공을 해도 본인은 공짜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그 사장들은 귀찮아서 경찰서에 안 가게 된다는 것이 주된 행동 패턴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전화를 해도 피하지 않고 항상 잘 받습니다.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깍듯하게 하며 응대를 잘합니다. 왜냐하면 상대에게 믿음을 주고 그만큼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
무전취식은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할 수 있다고 형법에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상습적일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기라는 판결을 받을 때에는 구속까지 되기도 합니다. 즉,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도 있는 것이죠. 물론 사기의도가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쪽에서 입증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판례를 살펴보면 상습적으로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아 징역 4개월의 실형을 받은 사람을 비롯해 피자집에서 피자를 주문하고 계좌이체를 하지 않고 도망을 간 사람에게 징역 9개월의 실형이 내려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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